[대선패배 그후 6개월 …] 야권, 안개 속에서 길을 잃다
2013-06-19 오후 1:16:52 게재

'성찰부재' '네탓공방' '각자도생' … 민주당·안철수, 지방선거까지 경쟁 예고

지난해 12월 19일 대선에서 패배한 야권은 6개월이 지난 아직까지도 혼돈 속에 있다. '뼈저린 반성'은 말로만 이뤄졌을 뿐 속으로는 서로 '네탓 공방'에 급급한 실정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친노와 비노가, 범야권에서는 민주당과 안철수가 서로 영역 다툼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는 사이 국민은 점점 야당에게서 멀어지고 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승리는 고사하고 자칫 '살아남기'조차 버거울 수 있다. '성찰부재' '네탓공방' '각자 살기'… 대선패배 6개월 후 야권의 현재 모습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대선패배 책임론을 둘러싸고 내부 계파갈등을 겪으면서 모두가 공감하는 '대선평가서' 하나 제대로 내지 못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부정선거가 없었으면 대통령은 문재인이었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4일 전당대회에서 김한길 대표를 선출하고 새롭게 혁신을 다짐하지만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다. 김 대표는 최근 당 혁신안을 발표하고 "독하게 변해서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내부 계파간 갈등은 잠복해 있다. 당내 '진보파'와 '중도파'는 정책의 미세한 부분으로 들어가면 상당한 차이가 있고, 정국을 대응하는 방식이나 정당의 주체가 당원이냐 시민이냐를 두고도 갈등을 거듭하고 있다.

수도권 한 재선의원은 "(지금 당의 모습은) 물이 차들어 오는 난파선속에서 서로 제몫을 찾겠다는 것"이라며 "이대로 가면 당이 지방선거에서 전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안철수 진영도 명쾌하지는 않다. 안 의원이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대선패배로 무기력한 야권에 활력을 주기는 했지만 선거 출마 결정부터 국회의원이 된 후의 행보까지 국민이 기대하는 만큼의 '새로운 정치'를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정치세력으로서 제대로 된 검증을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안 의원은 19일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창립기념 심포지엄을 통해 향후 안철수 정치의 청사진을 밝힐 계획이지만, 전문가들은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진보정의당과 통합진보당 등 진보세력은 지리멸렬이다. 20년간 공을 들인 진보정치의 독자세력화는 부정경선과 종북논란으로 허망하게 무너졌다.

야권의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당분간 각개약진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많다. 상호경쟁을 통해 대중적 지지와 실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10월 재보선까지는 서로 경쟁하면서 성적표를 갖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한시적 경쟁론'을 제기했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위원은 "내년 지방선거 성적표를 가지고 이후를 새롭게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면서 '지방선거까지 경쟁론'을 말했다.

서 연구위원은 "지난 대선 때는 후보단일화라는 정치엘리트 간의 '상층연대'를 통한 방식이었지만 실패했다"며 "최소한 내년 지방선거까지는 각각의 세력이 대중적 기반을 확대하고 파이를 확대해 나가는 '하층연대'의 방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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