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제형성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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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제형성(agenda-building)의 정치학:
구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과정의 분석

하상복│목포대학교

│논문요약│
이 연구는 1995년 8월 15일을 기점으로 해체되기 시작한 구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를
둘러싼 정치적 대립이 어떠한 경로로 진행되었는가를 분석하고자 한다. 의제형성의 이론
적 관점에서, 사안을 최초로 이슈화한 행위자가 누구이며 어떠한 정치적 이해관계와 국
면 속에서 이슈화를 시도했는가, 그리고 이슈가 어떠한 담론 과정 속에서 정치적 체계의
제(systemic agenda)로 전환되었는가, 궁극적으로 체계의제가 어떻게 공식의제(formal
agenda)로 진입하게 되는가를 관찰하는 것이 연구의 궁극적 문제의식이다. 구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 사안은 정부, 특히 대통령의 정치적 주도권에 의해 이슈화된 측면이 지배적이
며, 대통령은 집권 초반기에 정권의 정치적 정당성을 위한 가치(신한국과 개혁)를 국민들에
게 가시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 사안을 활용한 부분이 강한 것으로 관찰된다. 정부와 지
지집단들의 이슈화 전략에 맞서서 반대집단들은 역정의(counter-definition), 반대담론과
같은 언어전략들을 통해 이슈의 전진을 저지하고자 노력했다. 사안은 그러한 갈등의 과정
을 거쳐 궁극적으로 정부의제로 진입했으며, 정부는 국민적 스펙터클의 동원을 통해 정부
의제를 실천하는 전략적 측면을 보여주었다.